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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석사 2025 Ambe Konomi 재생산 정의 관점에서 본 한국 ‘미혼모’의 사회적 고립과 돌봄 공동체로서의 당사자 단체
- 작성일
- 2026.03.05
- 작성자
- 문화인류학과
- 게시글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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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에서 비혼 출산과 미혼모의 삶은 오랫동안 가부장적 정상가족 이데올로기 속에서 부정적으로 인식되어 왔으며, 미혼모는 흔히 ‘일탈자’로 낙인찍혀 왔다. 이로 인해 미혼모와 자녀들은 경제적·정서적 지원에서 배제되고 고립되는 양상을 보였다. 이러한 문제의식 속에서 본 연구는 재생산정의(Reproductive Justice) 관점을 기반으로 미혼모를 둘러싼 사회·제도·문화적 구조가 개인의 경험에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분석하고자 한다. 구체적으로, 서울의 미혼모 당사자 단체인 ‘인트리’의 사례를 중심으로 미혼모의 사회적 고립의 원인과 이를 완화하기 위한 공동체적 실천의 의미를 탐구하였다.
선행 연구와 인터뷰 분석을 통해, 미혼모는 임신·출산 과정에서 도덕적 비난과 사회적 배제를 동시에 경험하며 ‘이중 박탈’ 상태에 놓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혼인 제도 밖의 임신·출산은 ‘문란’·’비도덕적’으로 낙인찍혀 왔으며, 그 결과 미혼모는 양육에 필요한 제도적·경제적 지원으로부터 배제되어 고립을 경험했다. 실제로 한부모가정 지원 제도의 확장에도 불구하고 복잡한 행정 절차와 제한적 자원으로 인해 많은 미혼모는 제도적 도움을 받지 못한 채 사회적 지지망 밖에 머물러 있다. 결과적으로 미혼모들은 문화적·정서적, 경제적·노동적 차원에서 다층적이고 중첩된 고립 상태를 경험하게 된다.
본 연구의 이론적 틀은 재생산정의이다. 재생산정의는 개인의 임신·출산 선택권을 넘어 ‘아이를 가질 권리’, ‘아이를 가질 선택권’, ‘아이를 안전하게 양육할 권리’ 등을 포괄하는 통합적 권리 개념이다. 이 프레임은 임신·출산과 양육 문제를 인종·계층·젠더 등 교차하는 구조적 억압의 맥락에서 파악해야 함을 강조한다. 이를 통해 미혼모 경험을 단순한 위기나 보호의 문제로 보지 않고, 재생산권이 어떻게 제한되고 있는지의 관점에서 재해석한다.
연구방법은 심층면담을 중심으로 한 질적 사례연구이다. 2024년 12월부터 2025년 12월까지 약 1년간 진행된 연구에서, 서울의 미혼모 지원 단체 ‘인트리’와 연계된 5명의 여성을 연구 대상으로 선정하였다. 이들은 모두 첫 자녀를 미혼 상태에서 출산한 당사자들이다. 연구자는 현장에서 참여 관찰도 수시로 병행하며 심층면담을 수행하였으며, 대상자 개개인의 경험을 통해 미혼모의 삶과 고립의 양상을 심층적으로 탐구하고자 하였다.
분석 결과, 미혼모들은 육아 과정에서 경제적 어려움, 복잡한 지원 절차, 가족·지역사회로부터의 배제 등으로 인해 다층적인 고립을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참여자들은 오랜 기간 자녀를 홀로 양육하며 사회적 지지망이 절실하나, 사회적 편견과 제도적 한계로 인해 충분한 지원을 받지 못했다고 응답했다. 특히 정상가족 이데올로기와 젠더화된 책임 분담, 국가 중심의 재생산 관리 체제가 교차하며 형성된 구조적 조건은 미혼모의 고립을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한편, 인트리 공동체의 활동은 미혼모들의 고립 완화에 기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트리에서는 임신·출산 상담과 양육 정보 제공, 긴급 생활비·양육용품 지원 등 실질적 도움뿐 아니라, 정기적인 만남과 멘토링 프로그램 등을 통해 정서적 지지와 공동체감을 형성하였다. 예를 들어, 선배 미혼모가 영·유아를 양육하는 후배 미혼모를 방문해 양육 고민을 나누는 ‘친정엄마 멘토링’은 구성원 간 유대감을 강화하고 양육의 어려움을 함께 극복하는 계기가 되었다. 또한 월례회나 운동회와 같은 모임은 참가자들이 경험을 공유하며 고립감을 덜어내는 장으로 기능했다. 더불어 인트리는 ‘미혼모’와 ‘한부모’ 등 사회적 범주를 넘어 다양한 배경의 부모가 함께 참여하도록 운영되었다. 이처럼 경계를 허문 참여 구조를 통해 구성원 모두가 공통의 어려움을 나누며 연대할 수 있는 장을 마련했다. 이러한 활동은 인트리가 ‘엄마 돌봄’과 ‘식구’라는 철학 아래, 다양한 배경의 미혼부모들이 상호 돌봄과 연대를 실천하는 장임을 보여준다.
본 연구는 미혼모의 사회적 고립이 개인적 문제라기보다 구조적 산물임을 규명하고, 이를 완화하기 위한 자발적 공동체 실천의 중요성을 분석하였다. 특히 인트리 사례는 국가 정책이 충분히 충족하지 못하는 정서적 지원과 사회적 연대의 공간을 제공함으로써, 미혼모 당사자의 삶과 재생산 경험이 재구성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그러나 이러한 공동체적 실천은 공적 영역이 여전히 경제적 지원에 중심을 두고 미혼모들이 경험하는 복합적 고립에 충분히 대응하지 못하고 있음을 역설적으로 드러낸다. 이는 재생산 정의의 구조적 결손이 상당 부분 당사자들의 자조적 노력에 위임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나아가 본 연구는 미혼모 문제를 재생산의 관점에서 재조명함으로써, 재생산권 논의에 학문적으로 기여하는 동시에 정책적·사회적 함의를 제시한다. 이러한 함의는 지원 절차의 간소화, 당사자 경험을 반영한 지원 프로그램의 개발, 그리고 비혼 가족에 대한 사회적 인식 개선과 같은 실천적 과제를 통해 구체화될 수 있다. 이는 미혼모 지원 정책과 사회적 인식이 당사자의 욕구와 권리를 존중하고 제도적 장벽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재편될 필요가 있음을 보여준다.핵심되는 말: 재생산 정의, 예기치 않은 임신, 미혼모, 한부모, 낙인, 고립, 공동체, 돌봄, 식구
지도교수: 이지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