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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21세기 연세 혁신의 리더] 울산대·연세대·제주 탐라대 연결 (2005-01-01)
작성일
2022.08.04
작성자
천문대
게시글 내용

480㎞ 전파망원경 제작 

“국회의사당 돔 속에 외계전파를 수신하는 안테나가 있어서 지리산,한라산의 안테나와 함께 정보를 수집중이다.” 어린이 공상과학 만화에나 나옴직한 이야기다. 그런데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우주에서 날아오는 외계 전파를 수신하기 위해 세 개의 대형 전파망원경을 구축하는 사업이 실제로 진행중이다. 지난 2일 한국천문연구원은 울산대학교에서 ‘한국우주전파관측망(KVN·Korean VLBI Network)’ 건설 기공식을 가졌다. KVN은 140억원을 들여 지름 21m의 전파망원경 3대를 울산대와 연세대,제주 탐라대 세 곳에 설치하는 사업이다. 현재 국내 최대인 대덕전파천문대 망원경(지름 14m)보다 큰 이 망원경들은 세 대가 연결될 경우 지름 480㎞짜리 망원경의 효과를 내게 된다. 이처럼 서로 멀리 떨어진 두 대 이상의 전파망원경이 우주 천체들에서 나오는 전파를 수신해 합성,관측하는 시스템을 ‘VLBI’라고 한다. 즉 세 대의 망원경이 한 천체를 함께 관찰해 각각이 수신한 전파를 모아 영상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이는 눈으로 보는 망원경처럼 영상을 직접 전달하지는 않지만 100만분의 1도까지 잡아내는 정확도로 실제 모습을 구현해낸다. 비유하자면 쌀 한 톨에 점 두 개를 찍어 한라산에 두고 서울에서 바라봤을 때 그 두 점 사이의 간격이 정확하게 보이는 정도다. 이는 일반 지상천체망원경의 수천 배,허블망원경의 수십 배 성능에 해당한다. KVN을 사용하면 단일 망원경으로 수행할 수 없었던 먼 거리의 천체구조를 연구함으로써 별의 형성에서부터 은하의 진화,우주의 구조 등에 대한 새로운 지식을 얻을 수 있다. 또 지리연구에도 활용 가능하다. KVN은 앞으로 한반도의 지각 운동을 관찰하는 한편 단층대 및 원자력발전소와 같은 중요시설 지대의 지각 활동을 정밀 감시할 예정이다. 천문연구원 김현구 박사는 “망원경들은 현재 미국에서 설계중이며 2007년까지는 모두 설치돼 2008년초부터 정상 운영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 시스템의 구축은 또다른 가능성을 열어준다. 미국 일본 유럽 등의 ‘국제 VLBI망’에 참여할 수 있게 되는 것. 미국의 전파망원경과 우리 망원경을 함께 운영할 수 있다는 뜻으로 이 경우 훨씬 더 넓은 지역,더 먼 천체까지 관측할 수 있게 된다. 심지어 일본은 전파망원경 한 대를 위성에 실어 우주에 띄워놓고 있기 때문에 이와 합세하면 지구보다도 큰 직경의 망원경 역할도 할 수 있다. 여기서 잠깐. 우주 전파라고 하면 영화 ‘콘택트’에서 조디 포스터가 미지의 외계 생물체로부터 받았던 신호가 떠오른다. KVN으로 그같은 신호도 들을 수 있을까? 이론적으로 이 시스템은 영화에 나왔던 푸에르토리코의 직경 300m짜리 ‘아레시보 천문대’보다 훨씬 뛰어난 성능을 지녔기 때문에 그런 신호가 오기만 한다면 보다 정확하게 감지할 수 있다. 다만 조디 포스터처럼 헤드폰을 쓰고 망원경 옆을 지킬 필요는 없다. 애초에 전파망원경이 감지하는 주파수대역(KVN의 경우 2∼150㎓)은 사람이 들을 수 있는 주파수(20㎑ 이내)와 다르기 때문이다.

황세원기자 hwsw@kmib.co.kr 국민일보 12월 7일자


연세대학교 홍보팀 / news@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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