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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상담후기10
작성일
2022.06.13
작성자
심리상담센터 관리자
게시글 내용

중학교, 고등학교 때 2가지 사건이 생기면서, 저는 완벽주의의 늪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첫 번째로, 저와 친구 사이에 커다란 오해가 생기면서, 저는 극심한 혼란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당시에 저에게 오해가 생겼다는 사실은 엄청난 충격을 가져왔는데, 충격으로 인해 저는 왜 이런 오해가 발생하였는지를 고민하고 분석해보려고 했습니다. 일종의 방어 기제로 주지화가 작동한 것인데요, 저는 이런 분석을 통해 제가 다시는 오해를 안 일으킬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다르게 말하자면, 인간 관계에 완벽주의를 도입하기 시작한 것이지요, 두 번째로, 저는 뒤늦게 학자가 되는 꿈이 생겼고, 고등학교 1~2학년 정도부터 제대로 공부를 시작하였습니다. 물론 고등학교 때 공부가 제대로 된 공부가 아닌 것은 알았지만, 결국 저는 연구자의 꿈을 위해 싫은 공부를 열심히 하게 되었습니다. 공부할 때, 항상 본인의 정신 건강이랑 신체 건강을 챙기라고는 하지만, 저에게 그럴 여유나 시간도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어떤 문제를 틀리면 자책하고 자기 혐오를 하면서, 완벽한 시험지와 완벽한 수능 점수를 추구하였습니다. 이렇게 기존에 귀찮고 널찍하게 살던 삶은 주지화와 치열한 경쟁으로 둘러싸이면서, 저는 완벽하지 않으면 안 되는 삶을 살게 되었습니다.


저의 인간 관계와 일상은 완벽주의로 인하여 커다란 타격을 받았습니다. 우선, 인간 관계에서 저는 끊임없이 상대방이랑 ‘완벽한 대화’를 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지금 와서 ‘완벽한 대화’가 무슨 말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당시에 저는 1) 상대방의 기분을 맞춰주면서 2) 제가 대화하는 목적을 이루려고 했던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엄마랑 아침 인사를 한다면 1) 엄마 표정을 살피면서 인사를 하고 2) 엄마한테서 유대감을 느끼려고 했었습니다. 이렇게 적기만 해도 엄청 피곤하게 들리는데, 이것을 모든 인간관계에서 하다 보니 너무 지쳤습니다. 일도 번아웃이 2주마다 올 정도로 했었는데, 완벽한 학점을 받으면서 알바를 약 5개씩 돌렸던 것 같습니다. 그 외에 동아리 활동도 계속 해왔습니다. 이런 피곤한 인간 관계와 살인적인 일 양을 유지하려다 보니, 저는 항상 피곤하고 힘들었고 여유를 몰랐던 것 같습니다. 항상 스스로한테서 부족한 지점을 찾으려고 하고, 해당 지점을 가지고 본인을 괴롭히기만 했다 보니, 정작 좋은 결과를 받았어도 막상 기분이 좋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이전 문단에 나온 여러 증상 때문에, 저는 연세대학교 심리상담 센터를 찾게 되었습니다. 분명 완벽주의가 어딘가에서 의식적으로 시작한 것은 확실한데, 정확하게 완벽주의가 어떻게 생겼고 어떻게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는지가 궁금하였습니다. 특히, 제가 완벽주의자임을 알고 완벽주의자의 여러 문제점을 알면서도, 계속 완벽주의적 습성이 고쳐지지 않는다는 것이 답답하였습니다. 그래서 상담을 통해 제 삶을 성찰하면서, 1~2 문단에서 얘기한 완벽주의가 형성되는 과정을 다시금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완벽주의가 생긴 과정을 말해보니, 확실히 어떻게 완벽주의가 형성되고 어떻게 일상에 영향을 주는 지가 명백해졌습니다. 또한, 이전에는 고려해보지 못한 완벽주의의 원인을 찾아보게 되었습니다. 덕분에 이전처럼 완벽주의에 수동적으로 지배되기보다, 제 완벽주의가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확인하고 대응할 기미가 보이기 시작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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